먼 산에 비 묻어온다
김운남
눈물이 왈칵 쏟아지려 할 때
먼 산을 바라봅니다
쌍무지개 사이로 먼 산 너머 고향입니다
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
매지구름 걸린 먼 산을 눈에 들입니다
숨 한번 길게 내쉬고 흐렸던 먼 산이 또렷해지면
산마루에서 어머니가 어젯밤 노을로 나오십니다
얘 야, 먼 산에 비 묻어온다
외양간 소고삐 단단히 묶고
개울가 삼대 건지고
타작 하던 발동기 덮고
보리 말리던 멍석 말고
장독 뚜껑 잘 덮고
먼 산 너머 고향 한 번 다녀오면
흐리던 먼 산이 푸르디푸르게 다가옵니다
먼 산에는 어머니가 살고 있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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