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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병은

관리자 0 421 2020.08.30 12:41




 

신병은

 

 

늦가을 꽃의 마알간 낯바닥을

한참을 쪼그려 앉아 본다

벌들이 날아든 흔적은 없고

햇살과 바람만이 드나든 흔적이 숭숭하다

퇴적된 가루 분분한 홀몸에 눈길이 가고

나도 혼자라는 생각이 정수리에 꼼지락대는 순간,

꽃 속 꽃이 내어준 자리에 뛰어들었다.

혼자 고요한 꽃은,

누군가 뛰어든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한 꽃은

순간 화들짝 놀랐지만

나도 저도 이내 맑아졌다

곁이리라

화엄(華嚴)이리라

 


shinpoem@hanmail.net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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