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랜 숲이었던
차성애
동그랗고 따뜻한 곳에
별 하나 탯줄로 묶어 주셨지요
꽃 같은 생명이 되어
별의 향기로 한 송이 꽃으로
요람에 담겼지요
당신이 내게 주신 것처럼
내 몸 가장 빛나는 날에
동글동글 몸집을 불렸지요
소중한 날을 택하여 푸른 잎을 틔웠지요
하늘 아래 가장 행복한 날이었지요
꽃과 별을 품었던 숲은
마른자리 진자리가 되어
참 많은 날을 웃고 울었지요
이제
푸르던 숲 여기저기 허물어지네요
오랜 숲이었던 관절들이 신음을 하네요.
쿵렁쿨렁한 낮선 청진기의 길을 자주 걷네요
해마다 봄이면 제자리에 돌아와
다시 생명의 숲이 될 순 없겠지요
아낌없이 가진 것을 주셨던
어머니처럼
꽃과 나무처럼
세상을 향해 무거워진 내 몸을
조금씩 조금씩 덜어 냅니다